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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설교

엘리야는 왜 로뎀 나무 아래서 죽기를 간구했을까?(왕상 19장 4절)

by 감사와 기쁨 2023.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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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은 참된 안식

이스라엘은 건기(4~9)와 우기(10~3)로 나뉘는데, 건기에 들어서면서부터 태양 빛에 달궈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가장 뜨겁고 지내기 힘든 7~8월의 한낮이 되면, 기온이 45도를 오르내리고 사람을 기진하게 하는 열풍이 하루 종일 분다. 게다가 우기 동안 저장해 놓았던 웅덩이의 물이 말라 갈증이 배가 된다.

그러므로 성서 시대에 광야에서 만나는 ‘태양과 햇빛’은 ‘괴로움과 저주’, ‘혹독한 시련’을 상징하며, 뜨거움을 피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모든 종류의 ‘그늘’은 ‘하나님의 은혜’, ‘참된 안식’을 상징한다. 그늘은 주로 바위와 나무 밑에 생기는데, 광야의 날씨에서 그늘은 주변보다 10도 이상의 온도 차이를 보일 정도로 시원하다.

 

비참한 신세를 상징하는 로뎀 나무 그늘

이스라엘 대부분 지역에서 서식할 수 있는 로뎀 나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매력적인 나무가 아니다. 빗자루같이 뻗어 있어서 ‘댑싸리 나무’라 불릴 정도로 볼품없고, 넓은 가지를 갖고 있지 않아 그늘도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 덤불에 불과하다.

특히 일 년 강우량이 200리터밖에 되지 않아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소 한계인 브엘세바 지역에서 자라는 로뎀 나무는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크기이다. 그러므로 로뎀 나무는 광야 같은 인생길에서 처할 수 있는 가장 ‘비참한 상황’을 상징한다. 로뎀 나무는 ‘시궁창’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바닥의 덤불이 로뎀나무(Pixabay로부터 입수된  Gidon Pico님의 이미지)

 

로뎀 나무 그늘 밑에서 죽기를 간구한 엘리야

엘리야가 그늘을 찾아 헤맸던 시간은 태양 빛이 가장 뜨겁게 내리쬐고, 그림자가 거의 생기지 않는 정오 무렵이었다. 엘리야는 타는 듯한 햇볕의 괴로움을 피하기 위해 그늘을 찾았지만 보이는 것이라곤 그늘이 지지 않는 로뎀 나무뿐이었다.

겨우 머리만 로뎀 나무 그늘에 밀어 넣고 몸은 여전히 햇빛에 노출되어 있는 비참한 상태에서 엘리야는 이렇게 간구한다.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나는 내 조상들보다 낫지 못하니이다”

자기 자신은 광야로 들어가 하룻길쯤 가서 한 로뎀 나무 아래에 앉아서 자기가 죽기를 원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나는 내 조상들보다 낫지 못하니이다 하고
왕상 19:4

 

하나님의 사랑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엘리야가 고통 가운데 죽도록 그냥 내버려 두지 않으셨다. 참으로 비참한 상황에 있는 그를 만나 주시고 위로해 주셨다.

로뎀 나무 아래에 누워 자더니 천사가 그를 어루만지며 그에게 이르되 일어나서 먹으라 하는지라 본즉 머리 맡에 숯불에 구운 떡과 한 병 물이 있더라 이에 먹고 마시고 다시 누웠더니 여호와의 천사가 또다시 와서 어루만지며 이르되 일어나 먹으라 네가 갈 길을 다 가지 못할까 하노라 하는지라 이에 일어나 먹고 마시고 그 음식물의 힘을 의지하여 사십 주 사십 야를 가서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니라
왕상 19:5-8

<참고문헌>

류모세, 열린다 성경 광야 이야기, 2018, 두란노서원, 106-117.

류모세, 열린다 성경 식물 이야기, 2008, 두란노서원, 147-151.

장재일, 목사님~ 밥하고 설교하세요, 2011, 쿰란출판사, 5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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