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스는 자신에 대해 ‘선지자도 아니며 선지자의 아들도 아니고 목자며 뽕나무를 재배하는 자’라고 소개한다. 성서 시대의 목자들은 요단 들판에 있는 뽕나무에 올라가서 뽕나무도 재배해야 하는 이중의 직업을 소화해야 했다.
암 7:14 아모스가 아마샤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나는 선지자가 아니며 선지자의 아들도 아니라 나는 목자요 뽕나무를 재배하는 자로서 |
뽕나무로 오역된 이스라엘의 돌무화과나무는 성서 시대에 여리고를 중심으로 한 요단 평야의 밀밭 사이에서 흔히 자라는 나무였다. 고대 유대인들은 이 나무를 지붕을 얹을 때 주로 사용했다. 뽕나무(돌무화과나무)는 한여름(칠칠절 이후)이 되면 구슬만 한 열매를 수없이 맺는다. 이것들은 그대로 두면 떫어서 먹을 수가 없기 때문에 뽕나무 위에 올라가 바늘로 열매들을 일일이 뚫고 그 자리에 올리브기름을 발라 주어야만 했다. 이것을 성경에서는 뽕나무 재배(blissa)라고 표현한 것이다.
농경문화가 주류였던 사사기 이후의 성서 시대에 목축은 그야말로 찬밥 신세였다. 광야만이 목자와 그들을 따르는 양 떼들에게 허락된 공간이었으나, 극단적인 기후가 큰 문제였다. 이스라엘은 초막절이 있는 10월부터 유월절이 있는 4월까지는 비가 오지만, 그 이후에는 비가 오지 않는 건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목자들은 광야에 남아 있는 풀로 7주 정도 버틴 이후에는 할 수 없이 옆 동네인 요단 평야의 밀밭으로 내려갔다.
당시 대부분 평지의 밀밭에는 뽕나무를 함께 키웠는데, 밀밭 주인은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한 뽕나무 재배를 목자들에게 무보수로 맡기고는, 어차피 버리는 밀 밑동을 양 떼들에게 제공했다. 그러면 양 떼들은 밀 밑동뿐 아니라 밀밭의 잡초들까지 깨끗이 먹어 치웠고, 양 떼들의 분변은 최고의 퇴비가 되었다.
열매 하나하나에 구멍을 뚫는 일은 그야말로 중노동이었지만 당시 광야로 밀려난 목자들로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 참고문헌
류모세, 『열린다 성경 식물 이야기』, 2008, 두란노서원, 79-84.
장재일, 『목사님~ 밥하고 설교하세요』, 2011, 쿰란출판사, 179-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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