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스는 남유다에서는 웃시야 왕이, 북이스라엘에서는 여로보암 2세가 통치하던 시대(주전 8세기 중엽)에 활동한 선지자다. 그는 남유다에 속한 베들레헴 남동쪽에 있는 드고아, 농경지와 광야가 경계를 이루는 조그마한 시골 마을 출신이었다.
그런데 남유다 출신의 선지자가 북이스라엘 최고의 성소인 벧엘에 가서 사역을 하였으니(암 7:11) 당연히 벧엘 제사장 아마샤의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암 7:12-13 아마샤가 또 아모스에게 이르되 선견자야 너는 유다 땅으로 도망하여 가서 거기에서나 떡을 먹으며 거기에서나 예언하고 다시는 벧엘에서 예언하지 말라 이는 왕의 성소요 나라의 궁궐임이니라 |
아모스는 선지자도 아니었고 선지자의 아들도 아니었다. 그는 자신을 ‘목자요 뽕나무를 재배하는 자’라고 소개한다(암 7:14).
그렇다면 아모스는 왜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 북이스라엘의 심장부로 향했을까?
광야로 밀려난 목자들의 삶
당시 목자들이 양을 데리고 초장을 찾아 이동하는 데는 일정한 사이클이 있었다. 우기 때에는 산지와 광야에 있는 많은 풀들이 자라서 양들을 먹이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건기가 되면서 풀이 마르면 산지에 있던 목자들은 양들을 데리고 평지로 내려오게 된다.
평지에는 추수가 끝나고 남은 밀밭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평지의 밀밭에는 뽕나무(실은 돌무화과나무)를 함께 키웠는데, 유대인들의 농사법에서 같은 종류의 곡식을 같은 밭에 함께 심을 수 없게 했기 때문에 뽕나무에서도 열매를 얻으려는 의도였다.
뽕나무(돌무화과나무)는 칠칠절 이후(한여름)에 구슬만 한 열매를 수없이 맺지만 그대로 두면 떫어서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뽕나무 위에 올라가 각각의 열매에 바늘로 구멍을 뚫고 올리브기름을 발라 주어 무화과처럼 단 열매가 되게 해야 한다. 이것이 뽕나무 재배이다.
목자들이 양들을 데리고 산에서 내려오는 시기가 바로 뽕나무에 구멍을 뚫어주는 시기이다. 그래서 밀밭의 주인들은 자기 밭에 있는 곡식 그루터기들을 양들에게 제공하고 목자들에게 뽕나무 열매에 구멍 뚫는 작업을 인건비 없이 맡기는 것이다. 열매 하나하나에 구멍을 뚫는 일은 그야말로 중노동이다.
남유다 출신의 아모스가 북이스라엘의 선지자가 된 이유
드고아는 광야와 인접한 시골 마을이다. 아모스는 이곳에서 양들을 치다가 칠칠절이 지나면 요단 평야의 밀밭으로 내려갔을 것이다. 그곳에서 벧엘 출신의 목자들과 만났을 것이고, 북이스라엘의 수도인 사마리아에 사는 부자들의 사치와 극도의 빈부 격차의 실상을 들었을 것이다.
당시 요단 평야의 거대한 밀밭의 소유주는 사마리아의 부자들이었다. 여로보암 2세 때 북이스라엘은 솔로몬 시대의 영토를 모두 회복하여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그러나 가난한 자들은 고리대금의 빚을 갚지 못해 부자들에게 신발 한 켤레에 팔려 갔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암 2:6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이스라엘의 서너 가지 죄로 말미암아 내가 그 벌을 돌이키지 아니하리니 이는 그들이 은을 받고 의인을 팔며 신 한 켤레를 받고 가난한 자를 팔며 |
당시 국가의 제사장이었던 아마샤와 남유다에서 건너온 시골 출신 아모스 사이에는 견줄 수 없는 높은 신분의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아모스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사마리아에 있는 소수의 부자들을 향해 ‘바산의 암소’라고 일컬으며 내부의 사회상을 통렬하게 비판한 것이다.
암 4:1 사마리아의 산에 있는 바산의 암소들아 이 말을 들으라 너희는 힘없는 자를 학대하며 가난한 자를 압제하며 가장에게 이르기를 술을 가져다가 우리로 마시게 하라 하는도다 |
참고문헌
류모세, 『열린다 성경 식물 이야기』, 2008, 두란노서원, 79-86.
장재일, 『목사님~ 밥하고 설교하세요』, 2011, 쿰란출판사, 18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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