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트로그(etrog, ethrog, esrog)란?
유대인들은 초막절(Sukkot, 장막절: 풍성한 수확을 허락한 하나님께 감사하는 뜻으로 가을 수확 마지막에 기념하는 축제)에 하나님 앞에서 요제로 흔들 네 가지 식물을 준비하는데, 이것을 ‘아르바 미님’이라고 한다.
첫날에는 너희가 아름다운 나무 실과와 종려나무 가지와 무성한 나무 가지와 시내 버들을 취하여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이레 동안 즐거워할 것이라 레 23:40 |
그중에서 ‘아름다운 나무의 실과’는 ‘시트론(citron)’ 열매이며, 히브리어로는 ‘에트로그(אתרג)’이다. 그런데 이 에트로그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시트러스(citrus)과의 레몬이나 오렌지가 아니라 초막절 때 쓰기 위해서 재배되는 좀 더 작은 시트론 품종이다.
에트로그는 보기에 탐스러우며 무척 향기롭고 파란색으로 자라다가 익으면 노란색이 된다. 껍질은 아주 두껍고 노란색의 바로 안쪽은 하얀색 펄프와 같은 층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껍질과 이 펄프층, 그리고 얼마 되지 않는 과일이 딱 달라붙어 있어서 껍질을 벗겨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고대에서부터 지금까지 과일보다는 껍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에트로그의 상징 및 쓰임새
이 에트로그는 특이하게도 열매를 수정시켰던 자리가 떨어져 나가지 않는다. 한국에서 흔히 그것을 배꼽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유대인들은 그것이 여성의 성기와 같다고 생각했으며, 일 년 내내 열매를 맺는 특성도 있어서 ‘다산’의 축복을 상징하게 되었다.
성서 시대에는 불임 여성에게 에트로그의 배꼽을 종종 처방해 주었으며 아들을 낳을 수 있는 민간 음식으로도 사용하였다.
고대 지중해 지역에 살던 사람들은 이 에트로그를 배멀미를 진정시키기 위한 약재뿐 아니라 폐 질환, 내장 질환, 다른 여러 가지 질병들에도 사용했다. 또한 포도주에 섞은 에트로그의 주스는 해독 작용을 하는 것으로 여겼다.
초막절(수코트) 의식
에트로그는 대개 장식된 꽃병에 꽂으며 한때는 유대교 상징으로 널리 쓰였다. 이외에 초막절 의식에 쓰는 아르바 미님으로는 종려나무 가지(lulav), 무성한 가지(hadas, 화석류, 도금양), 버드나무가 있다.
의식이 거행되는 동안 왼손에는 에트로그(아름다운 나무의 실과)를, 오른손에는 무성한 가지와 버드나무로 엮은 종려나무 가지를 든다. 초막절 마지막 날인 제7일에는 네 가지 식물을 들고서 회당 주위를 7번 돈다.
특정 시편송들을 부르는 동안 에트로그(아름다운 나무의 실과)와 룰라브(종려나무 가지)를 동서남북을 향해 위아래로 흔들어서 하나님의 편재를 상징한다.
에트로그를 의식에 사용하려면 배꼽이 떨어지지 않고 붙어 있는 것이어야만 한다. 만약에 많은 부분이 이끼로 덮여 있거나 배꼽이 떨어졌거나 껍질이 벗겨졌거나 금이 가 있거나 구멍이 생겼거나 부족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부적합하다. 만약에 얼마 안 되는 부분이 이끼로 덮이고 그 줄기가 제거되었거나 구멍은 있지만 다른 부족한 것이 없는 것이라면 그것은 적합하다. 에티오피아 산 시트론은 적합하지 않다. (Mishinah Sukkah 3:6). |
류모세, 『열린다 성경 식물 이야기』, 2008, 두란노서원, 255.
장재일, 『목사님~ 밥하고 설교하세요』, 2011, 쿰란출판사, 204-207.
케빈 홉스·데이비드 웨스트, 『나무이야기: 나무는 어떻게 우리의 삶을 바꾸었는가』, 2020, 한
스미디어,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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