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심리에 대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가 이루어진 지는 오래 되지 않았다. ‘정신분석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sigmund Freud는 1896년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정신분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정신분석은 인간을 이해하는 중요한 철학적 접근 뿐 아니라 심리적 문제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상담 기법이며, 정신분석학적 개념에 대한 이해는 인간의 심리에 대해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900-1950년 사이에 꽃피운 Freud의 이론은 단순한 감금이나 막연한 치료가 이루어졌던 이전의 정신과적 치료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였을 뿐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관한 이론적 가정은 인간에 대한 개념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는 우리가 믿고 있는 것과 달리 인간은 이성적‧논리적‧지적인 존재가 아니라 비이성적이고 때로는 자신도 알지 못하는 숨겨진 무의식적 동기에 의해 영향을 받는 존재라고 밝혔다.
또한 인간은 무의식적 본능의 지배를 받는 수동적 존재이며 인간의 모든 행동은 신체적 긴장상태에 의해 유발되는 무의식적인 성적 본능(리비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믿음 하에 인간의 기본 성격구조를 지형학적, 구조적으로 구분해 설명하였다.
인간의 의식 구조(지형 모형 - Topographic Model)
꿈의 해석 이후 약 20년간 Freud의 정신분석이론은 지형학적 이론의 토대 위에 발전하였다. 지형학적 이론은 전에는 의식할 수 없었던 기억이나 동기들을 최면이나 자유연상에 의해 의식에서 인식할 수 있게 되는 현상을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이런 요소들이 증상 형성에 원인적으로 작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고, 무의식적 요소들을 인식하는 것에 저항하는 심리도 알게 해 주었다.
Freud에 따르면, 의식은 무의식과의 관계를 통해서 그 내용이 보충‧변화되고, 무의식은 의식과의 관계를 염두에 두어야만 설명될 수 있다. 그는 인간의 의식 수준을 의식, 전의식, 무의식의 영역으로 구분하였다.
의식(consciousness)
의식은 현재를 지각하는 부분으로, 감각지각을 통해 직접적으로 파악한 경험을 의미한다. 개인이 현실에서 노력하지 않고도 쉽게 알아차리고 알게 되는 모든 활동이며, 외부 세계로부터 오는 감각들과 내부 과정으로부터 오는 억압되지 않은 감정과 사고들을 인식하고 등록함과 동시에 보통 각성 시의 생각들을 담당한다. 사고, 감각, 감정과 관계가 있으며 합리적이고 신중하게 행동하도록 이끌어 준다.
의식의 내용은 계속해서 변화한다. 즉 새로운 생각이 정신에 들어오면 오래된 생각은 정신에서 물러난다. 의식의 심리작용은 현실원리를 따르고 이차과정논리를 사용한다. 빙산에 비유하면 수면 위에 떠 있는 작은 부분이다.
전의식(preconsciousness)
전의식은 생각과 반응이 저장되었다가 부분적으로 망각되는 마음의 일부분이다. 자주 사용하지 않거나 필요로 하지 않는 많은 사실들이 의식에 남아 부담되는 것을 방지해 주는 한편 수용하기 힘든 혼란스러운 무의식적 기억이 의식에 도달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다시 말해서 전의식은 어떤 조건들이 충족되고 특별한 저항을 받지 않는다면 의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원리에 입각하여 기능하므로 논리적일 수 있고 이차과정 사고를 사용한다.
전의식은 일시적인 무의식인 셈이지만 의식의 검열을 통과하지 못한 억압된 어떤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의식과는 다르다. 무의식적인 충동에서 파생된 것이지만 검열 없이 의식 속에 들어온 표상이다. 무의식과 완전히 분리되어 독립성을 유지함으로 서로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파도에 의하여 수면 위로 나타나기도 하고 잠기기도 하는 부분이다.
무의식(unconsciousness)
무의식은 인간이 전 생애 동안 경험하였으나 자각하지 못하는 모든 기억, 감정, 억압된 욕구, 의식 영역 밖의 동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가장 주된 원인이다. 비논리적이고 본능적이며 모순된 사고나 느낌을 내포하고 있으며 시간 개념이 없다.
무의식에 저장된 내용은 일상적인 노력으로 회상되지 않으며 의식으로 떠올리기 위해서는 매우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데, 억압된 충동과 경험은 꿈, 실수, 사고(事故), 신경증상 등을 통하여 왜곡되고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사고는 자신의 금지된 생각이나 행동을 처벌하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욕망이며, 꿈은 억압된 무의식적 소망이 왜곡된 의식으로 나타나는 과정이다. 즉, 무의식은 꿈이나 부지불식간의 행동, 농담 등을 통하여 나타날 수 있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의미가 있고 어떤 행동도 우연히 일어나는 것은 없다. 단지 의식하지 못할 뿐이다.
무의식은 주로 유아기 성욕의 잔재를 다루게 된다. 유아기 성욕은 개인에게 용납되지 않아 무의식으로 억압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개인은 무의식 속에 억압되어 있는 엄청난 비이성적인 충동에 의해 동기화되지만 자신은 그것을 깨달을 수 없고 충분히 조절할 수도 없다. 무의식은 쾌락원리를 따르며 일차과정 논리를 사용한다. 수면 아래 잠겨 있는 훨씬 더 큰 부분에 해당된다.
인간의 성격 구조(구조 모형 - Structural Model)
Freud는 이드(id), 자아, 초자아를 논의하기에 앞서 의식과 무의식적인 것에 대한 용어를 설명했다. 그는 이드(id), 자아, 초자아가 의식과 무의식, 전의식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았고 이어서 이드(id), 자아, 초자아와 두 가지 본능(삶, 죽음)과의 관계를 탐구하였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기 위하여 성격의 구조를 이드(id), 자아, 초자아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원초아(Id)
원초아는 생물학적 존재로서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유전적으로 타고난 본능을 의미하며 세 가지 자아 중 가장 막대한 힘을 지닌다. 전적으로 무의식 세계에 존재하며 현실세계와는 전혀 접촉이 없다.
원초아는 생물학적 본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본능(리비도)은 주로 성적, 공격적인 것이며, 쾌락의 추구를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하는 쾌락원리에 따라 작동한다. 현실과 비현실을 구별하지 못하고 비언어적‧비논리적인 일차적 사고과정에 의하여 움직이며 모든 정신력의 근원이다. 영아의 사고나 정신질환에서의 환각, 환상, 꿈 등과 관련된다.
자아(Ego)
자아는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생겨나며 현실을 고려하는 현실원리에 따라 움직이면서 현실에 적응하도록 도와준다. 초자아의 도움을 받아 원초아의 충동을 억제하고 규제하는 식으로 본능의 욕구와 초자아의 억압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는 성격의 집행자이다.
대부분 의식에 해당하지만 전의식과 무의식에도 연관되어 있으며 방어기제는 무의식 수준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자아는 논리적이고 언어적이며 욕구를 참고 지연시키는 이차적 사고과정이 특징이다. 즉, 자아는 외부현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방식으로 사고하는 합리적 사고방식을 따른다.
초자아(Superego)
초자아는 자아로부터 발달하며 사회적 원리에 따라 작동한다. 자아와 마찬가지로 의식, 전의식, 무의식으로 구성되며, 사회환경이나 부모의 영향을 받아 인생 초기에 형성된다. 이상을 추구하며 쾌락을 통제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재판관 같은 역할을 한다.
초자아는 우리가 흔히 양심이라고 부르는 것과 자아이상으로 구성된다. 자신이 잘못한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양심이고, 잘한 행동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자아이상이다. 초자아는 성격의 사회적·도덕적·판단적 측면을 나타내므로 도덕원리에 의해 작용하는데, 초자아가 원초아의 충동을 심하게 억제하면 죄의식, 불안 등을 느껴 신경증적인 성격이 되며, 초자아가 취약하여 원초아의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면 반사회적인 성격이 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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