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함을 상징하는 우슬초
우슬초는 일반 서민들의 일상에서 약초의 성분, 향 재료, 향신 식재료 등으로 사용되었지만, 바위와 담장 밑, 밭의 귀퉁이, 그늘같이 구석진 곳에서 자라는 데다 꽃과 잎, 줄기 어디에도 눈에 띄는 아름다움이 없기에 나무들의 제왕인 백향목과 대조를 이루며 ‘겸손’을 상징하게 되었다.
정결례에 사용되는 우슬초
평토장한 무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일 년에 세 번, 즉 유월절, 칠칠절, 초막절에 성전 제사에 참여해야 했다.
그런데 순례객들이 예루살렘으로 올라오는 길에서 부정한 것, 특히 시체에 닿는 일이 종종 있었다.
고대 성경 시대의 유대인들은 바위에 판 무덤에 조상 대대로 장례를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가난하거나 조상이 마련해 놓은 매장지가 없는 사람들은 가족 중에 누가 갑자기 죽으면 아주 난처하게 된다. 율법에 의하면, 사람이 죽으면 그날 어둠이 내리기 전에 무덤에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땅을 파서 묻게 되는데, 이런 무덤을 ‘평토장한 무덤(unmarked grave)’이라고 한다. 그런데 땅을 얕게 파서 시신을 매장하면 빗물에 흙이 쓸려내려 가면서 뼈들이 노출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뼈들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닿거나 밟게 되면 7일간 부정하게 된다.
민수기 19:11 사람의 시체를 만진 자는 이레 동안 부정하리니 |
이러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유월절이 다가오는 시기에는 예루살렘 산헤드린(Sanhedrin)에서 사람들을 보내어 평토장한 무덤에 회칠을 하여 표시를 했다.
하지만 어떤 평토장한 무덤들은 발견되지 않아 회칠을 못하게 되는데, 순례자들이 예루살렘으로 올라오는 도중에 이런 평토장한 무덤을 밟게 되면 7일간 부정해져서 하나님의 성전에 올라갈 수 없게 되고, 7일이 지나면 명절이 끝나버린다.
그래서 이런 자들을 위한 특별 구제책으로 ‘정결하게 하는 물’을 사용하였다.
정결하게 하는 물
홍색 실로 묶은 백향목, 우슬초와 함께 붉은 암소를 감람산(올리브 산)에서 태운 후 그 재를 실로암 연못에서 떠온 물에 타서 정결하게 하는 물을 만들었다.
민수기 19:2-6 여호와께서 명령하시는 법의 율례를 이제 이르노니 이스라엘 자손에게 일러서 온전하여 흠이 없고 아직 멍에 메지 아니한 붉은 암송아지를 네게로 끌어오게 하고 너는 그것을 제사장 엘르아살에게 줄 것이요 그는 그것을 진영 밖으로 끌어내어서 자기 목전에서 잡게 할 것이며 제사장 엘르아살은 손가락에 그 피를 찍고 그 피를 회막 앞을 향하여 일곱 번 뿌리고 그 암소를 자기 목전에서 불사르게 하되 그 가죽과 고기와 피와 똥을 불사르게 하고 동시에 제사장은 백향목과 우슬초와 홍색 실을 가져다가 암송아지를 사르는 불 가운데에 던질 것이며 |
부정해진 사람이나 가족이 제사장에게로 와서 자신이 부정해졌다고 고백하면, 제사장은 부정하게 된 사람을 앞에 세우고 우슬초의 묶음으로 정결하게 하는 물을 찍어서 뿌린다. 그러면 즉시 정결하게 되었다.
민 19:18 정결한 자가 우슬초를 가져다가 그 물을 찍어 장막과 그 모든 기구와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 뿌리고 또 뼈나 죽임을 당한 자나 시체나 무덤을 만진 자에게 뿌리되 |
다윗의 간구에 나오는 우슬초
시편 51:7 우슬초로 나를 정결하게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 나의 죄를 씻어 주소서 내가 눈보다 희리이다 |
밧세바를 범하고 충신 우리야를 죽게 만든 다윗은 나단 선지자로부터 하나님의 징계를 들은 즉시 침상을 적시며 회개했다. 그리고 정결하게 하는 물을 찍어서 뿌리면 즉시 정결하게 되는 우슬초로 자신의 죄를 씻어 달라고 간구했다. 자신이 범한 죄를 용서하시고 다시 하나님 앞에 설 수 있게 해 달라는 간절한 기도였다.
* 참고문헌
류모세, 『열린다 성경 식물 이야기』, 2008, 두란노서원, 264-271.
장재일, 『목사님~ 밥하고 설교하세요』, 2011, 쿰란출판사, 175-178.
장재일, 『밥하면서 보는 복음서의 유대적 배경』, 2010, 쿰란출판사, 179-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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