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힘을 키우는 계기가 된 교통사고와 재활 과정
중학생 때부터 미용사에 대한 꿈을 꾸고 17살에 시작하여 미용업에 종사한지 12년이 된 김나윤 님은 2018년 여름,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왼쪽 팔을 잃게 되었다.
팔 접합수술부터 여러 수술을 거쳐 앉는 연습, 서는 연습, 걷는 연습을 하던 27세 당시, 까페에서 동성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이성 친구들과 데이트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좌절의 눈물을 흘렸다.
그 후 국립 교통재활병원으로 옮기게 되었는데 그곳에는 척수 손상 환자들이 많아 자신보다 더 심각한 환자들이 많음을 보게 되었다.
전 병원에서는 자신이 가장 심각한 상태라고 여겨져서 우울감이 심했는데, 지금은 기계를 이용해서 서서 버티는 운동, 팔 하나 드는 운동, 다리 하나 드는 운동을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하는 환자들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그로 인해 자신은 뛰는 것까지 가능한데 좌절만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의 전환을 갖고 퇴원하게 되었다.
내면의 힘을 키우는 방법
감사함 찾기
과거로 돌아가 오토바이를 타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좌절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한다.
사람에 대한 감사
다행히 주변에 감사한 사람들이 있었다.
미용실 대표님은 동정이 아니라 그동안 잘해왔으니까 퇴원하고 복직하라는 제안을 해주셨다.
친구들은 예전처럼 대해 주어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가족들은 손발이 되어주었고, 엄마는 기저귀까지 갈아주시면서 정성껏 간병해 주셨다.
가족이나 친구 어느 누구도 자신을 떠나지 않았다.
일상에서의 감사
퇴원 후 내 방 침대에 누울 수 있는 것, 혼자 씻을 수 있는 것, 한 손으로 리모컨 조작이 가능한 것, 오른손잡이인데 그나마 왼쪽 팔이 없는 것, 경추부터 흉추까지 골절들이 많았지만 척수 신경을 누르지 않아 잘 걸을 수 있는 것, 목을 다쳤으면 즉사했을 텐데 팔을 다친 것 등이 감사했다.
이야기하기
자신과 같은 장애인이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적인 위안이 많이 되었을 텐데 당시 유튜브에는 그런 내용을 다루는 데 없어서 외로움을 느꼈다.
그래서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과 같은 장애인에게는 한 팔로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팁을 얻게 하고, 비장애인들에게는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길 희망했기 때문이다.
막상 시작하고 나니 가장 큰 수혜자는 자신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힘이 난다고 말해주는 피드백은 삶을 잘 살아갈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실행하기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많은 도전들을 하게 되었다.
한쪽 팔이 없어서 척추 측만이 점점 심각해졌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데 아픈 몸으로 살기 싫어서 재활 운동에 도전하게 되었다.
치료해 주신 박사님은 척수 손상으로 휠체어를 타신 장애인이신데, 바디 프로필을 찍을 거면 대회에 출전해 보라고 제안해 주셨다.
그렇게 피트니스 대회를 목표로 운동을 하게 되었는데, 대회 준비 막바지 즈음에 식단 조절로 먹은 것도 없는 데다 강도 높은 운동으로 인해 너무 힘들었다.
더 이상은 못하겠다고 말하고 박사님을 쳐다보았는데 박사님의 다리가 보였다.
박사님은 얼마나 근육통을 느끼고 싶으실까 하는 생각이 들자, 이렇게 신경이 살아 있어서 근육통을 느끼고 다리를 움직이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피트니스 대회에서 4관왕까지 차지하게 되었다.
대회에 출전한 이유
많은 장애인들이 사회로 나왔으면 하는 바램 장애인식 개선을 위함 |
장애인들이 본인이 소속한 회사나 가정에서 자신의 장애를 이야기하고 다양한 생활에 참여할 수 있기를 희망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식 개선은 공공기관이나 교육기관에서 받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자연적인 학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장애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사회 전반적인 흐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식 개선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실행하다 보니 장애인식 개선 홍보대사를 맡게 되었고, 재활운동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실행하다 보니 체육학사 과정을 밟고 있으며, 내 이야기로 많은 분들이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고 실행하다 보니 세바시에도 나와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장애를 가진 후,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꿈과 일들을 하면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일상에서도 수많은 좌절들을 경험한다.
장애를 겪는 것보다 일상 생활에서의 좌절의 빈도수가 훨씬 더 많다.
제안이 거절당하거나 계획이 무산되거나 자신감이 없어서 회피하기도 한다.
수많은 좌절과 회복을 반복적으로 학습하게 되면, 인생의 커다란 좌절인 장애가 찾아왔을 때 힘들지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그 힘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 좌절을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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